어제 오랫만에 부산 집에 갔다가 좀 전에 서울에 다시 도착했네요.
마음이 조금 무겁습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그래도 부모님 뵈러 부산에 다녀왔는데..
오늘 아침에 별 것도 아닌 일로 엄마와 다투고.. 결국 화만 내다가 서울로 올라와 버렸거든요.
이정도 나이 됐으면.. 철들 만도 한데..
엄마한테는 마냥.. 애기처럼.. 자꾸만 그렇게 되네요.
워낙에 무뚝뚝한 성격이라.. 하나 밖에 없는 외동딸임에도 불구하고 애교도 없고, 버럭 하는 성질머리에..
엄마 속을 많이 상하게 하는 저 입니다.
같은 여자로써, 그래서 엄마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해줘야 하는 딸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참.. 착한 딸이 못되는 것 같아요.
말 한마디라도 살갑게, 따뜻하게.. 하면 좋을 것을..
언제나 마음과는 다르게 표현하게 되네요.
화도 나고, 속상해서.. 울컥하는 마음에..
점심도 먹지 않고, 집에서 나와 버렸어요.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내려고.. 핸드폰만 만지막 거리다가..
결국 엄마가 보내신 문자를 먼저 받고야 말았어요.
' 민지야, 엄마가 부족해서.. 미안하다.. '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 싫었구요.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에서 문자를 보고,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꾹꾹 참으며..
죄송하다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아무조건 없이, 아무 이유없이..
나를 위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유일한 분.. 엄마..
' 엄마 ' 라는 두 글자만 들어도 괜시리 마음 한구석이 짠하고.. 눈물이 맺히는데..
그걸 알면서도 바보 같이, 매번 이렇게 후회 할 일들만 만드는 저는 못난 딸 입니다.
엄마,
오늘 죄송했어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엄마가 가장 좋아하시는 죽이 바로, 흑임자 죽이에요.
저희 엄마를 생각하며, 정성스럽게 만들었던 죽을 올려 봅니다.
제 블로그를 종종 보시는데..
이 글을 보시고, 조금이나마 마음을 푸셨으면 해요..
그리고 다음에 부산 내려갈 때 엄마가 좋아하시는 흑임자 죽 꼭 만들어 가야겠어요.
= 엄마를 생각하며 만든 고소한 흑임자 죽 =
< 만드는 법 >
재료 : 찹쌀 2컵, 흑임자 5~ 6큰술, 해바라기씨 약간 (or 잣, 호두 등등 ), 천일염
1. 찹쌀은 미리 물에 불려 주세요.
2. 충분히 불린 찹쌀을 블렌더에 넣고, 흑임자랑 물을 넣고 갈아 주세요.
3. 곱게 갈린 찹쌀과 흑임자를 다시 냄비에 넣고, 물을 넉넉히 부어 끓여 줍니다.
4. 주걱으로 자주 저어 가며, 약불과 중불을 오가며 천천히 끓여 주세요.
5. 좀 더 곱게 드실려면 이 때 한번 더 블렌더에 넣고 갈아 주시면 되요. ( 핸드믹서를 사용해서 갈아도 되구요. )
6. 찹쌀이 충분히 퍼지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견과류를 조금 곁들어 주면 흑임자 죽 완성 입니다.
흑임자를 넣은 비중은, 기호에 맞춰서 조절하시면 되구요.
조금 더 많이 넣으면 색이 아주 진하게 되구요. 덜 넣으시면 조금 연한 색의 죽이 됩니다.
고소한 흑임자 죽.
죽은 천천히 오래 끓여야 하기 때문에 정성이 많이 들어 가는 음식 중에 하나이지요.
조금 서운하게 해드렸거나, 속상하게 해드렸던 일이 있었다면..
부모님을 위해 정성껏 끓인 죽 한그릇 대접해 보세요.
이 세상 그 어느 사랑보다 위대한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분들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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