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곱씹을 수록 행복한 현미 쇠고기 주먹밥 구이

미코유 2023. 11. 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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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에코투어로 북한산 우이령숲길에 갈때 싸가지고 갔던 주먹밥 구이이다.

 

 

아침 일찍 집에서 나가야 했기에, 전날 저녁에 도시락을 준비했어야만 했는데.. 이날 따라 어찌나 피곤하고, 만사가 귀찮은지..

 

도시락을 싸서 갈까, 사서 갈까 잠시 고민에 빠졌었다.

 

서울에 와서, 김밥을 사먹고 한번도 만족했던 적이 없었기에 그때 기억을 떠올리니.. 찬밥에 김치를 싸갈지언정 다시는

파는 김밥은 사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늦은 시간에 김밥을 쌀 엄두도 안나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주먹밥으로 도시락 메뉴를 정했다.

 

영화 ' 카모메 식당 '에서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오니기리, 그저 밥 속에 우메보시 하나 달랑이거나 다져 넣은 장아찌류가

전부인데.. 너무나 맛있게 먹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다.

 

 

주먹밥으로 도시락을 싸기로 결정은 했는데.. 두가지 메뉴가 고민되었다.

명란젓으로 할까, 다진 소고기를 넣어 만들까..

 

 

마트를 한바퀴 휭~ 돌고는, 이번에는 다진 소고기를 넣고 해야겠다 맘먹고 정육 코너로 갔다.

원래 고기를 별로 즐기지 않는 편이지만, 미역국과 떡국에는 우리 한우를 넣고 끓인 것을 좋아한다.

수입산 쇠고기에는 없는 씹을수록 구수한 맛과 감칠맛이 한우에서는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주머니, 쇠고기 한줌만 주세요. 딱 요만큼만요.

 

주먹만큼 담아 저울을 다니 3천원 정도가 나온다.

 

네. 그것만 주세요.

 

봉지를 들고, 계산대로 가는데.. 내가 좋아하는 단호박은 저렇게 큰게 3천원도 채 안하는데..

고기가 정말 비싸긴 하구나..

새삼 한우가 비싸다는 생각이 몸소 느껴진다.

 

 

서둘러 계산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미리 지어놓은 현미밥에, 소고기와 당근, 청양고추를 넣고 볶아 잽싸게 주먹밥을 만들었다.

 

 

피곤하고, 지치고, 나른하고, 우울해도..

요리만 시작되면 나는 힘이 난다.

 

그래서 쉴새 없이 내가 요리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에너지를 얻고, 기분도 좋아지니까.

 

노릇 노릇~ 잘 구워진 주먹밥 구이를 보니, 어서 내일 점심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마치 어릴적 소풍 가기전날, 김밥 먹을 생각부터 하는 것처럼... ㅎㅎ

 

 

 


 

= 고소하고 담백한 현미 쇠고기 주먹밥 구이 =

 

 

< 만드는 법 >

 

 

재료 : 현미밥, 다진 쇠고기 한줌, 당근, 청양고추 조금씩, 통깨 약간, 설탕 약간, 양조간장 1큰술

 

양념장 : 진간장 2큰술, 청주 1큰술, 설탕 반큰술, 다진 마늘 반큰술, 참기름 반큰술, 후추 약간

 

 

1. 다진 쇠고기를 양념장에 넣고 조물 주물 무쳐서 팬에서 볶아 주세요.

 

2. 여기에 잘게 썬 당근과 청양고추도 함께 넣어 볶아 줍니다.

 

3. 현미밥에 볶은 쇠고기와 당근, 청양고추를 넣고, 둥글 납작하게 주먹밥 모양으로 만들어 주세요.

 

4. 팬에 오일을 살작 두르고, 주먹밥을 올려 노릇하게 앞 뒤로 구워 주세요.

 

5. 뜨거울 때 설탕 약간에 간장 한큰술을 섞어 주먹밥에 골고루 발라 주면 완성~!!


 

어릴적 소풍 가는 날은 아침에도 김밥, 점심에는 당연히 김밥..

소풍에서 돌아와 저녁에도 김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심할 때는 다음 날 아침까지 찬 김밥을 달걀물을 입혀 부쳐 먹기도 했었다.

그렇게 먹어도 어쩜 그렇게도 맛있었던지.. 엄마가 해준 김밥만큼 이세상에 맛있는 김밥도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딸래미를 생각하는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서겠지..

 

 

 

엄마가 만들어 주시던 맛있는 김밥을 싸들고 가지는 못했지만,

산 속에 먹는 주먹밥 구이는 내게 새로운 맛과 힘을 주었다.

 

그리고, 역시 내 손으로 만들어 오길 잘했구나 싶어, 스스로에게 마음속으로 칭찬을 해본다. 수고했어 민지야..^^

 


 

살짝 간이 덜되어서 심심한 듯 싶어도.. 씹을 수록 고소한 현미밥과 쇠고기의 감칠 맛이 곱씹을수록 행복한 맛을 낸다.

더구나 공기 좋은 산 속에서, 야금 야금 주먹밥을 먹고 있으니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앞으로 나들이 갈 때는 김밥 보다 주먹밥을 더 자주 만들게 될 것 같다.

다음엔 명란젓으로 만들어 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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