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릇의 봄, 봄을 먹는 기분이 난다고 할까요. 쑥국을 먹으면서 들었던 생각이에요. 지난 봄에 직접 캐신 쑥을 보내주신 엄마 덕분에, 오늘 상차림에는 봄의 기운이 가득했어요. 봄이면 쑥을 캐와서 정성 스럽게 쑥국을 끓여 주시던 엄마. 서울에서 혼자사는 딸래미가 걱정 되셨는지, 여린 걸로만 골라서 보내셨다고 하네요. 당부의 편지와 함께 말이에요. 마늘은 넣지말구.. 멸치 우려낸 육수에 된장 풀고, 들깨가루 조금 넣어서 끓이면 된단다.. 조개를 넣어도 좋구.. 그때 엄마의 편지 속 레시피 따라, 난생 처음 쑥국을 끓여 보았어요. 그 맛이요? 입 안가득 퍼지는, 향긋한 쑥 향기에 봄을 통째로 먹는 기분이랄까요? 요즘 같은 쌀쌀한 가을에도 인터넷으로 손쉽게 쑥을 구입 가능한데요. 이럴 때 끓여 먹으면 왠지 봄..